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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준 그날
선거체험수기 수상작 일반부 최우수상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준 그날
공모전 수상작을 활용하여 재각색한 콘텐츠입니다.
그날은 유난히도 바쁜 날이었다. 갑작스러운 선거 일정과 폭탄처럼
내려오는 선거 공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내 임무는 서기였지만
자리에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사람들을 안내하기에 바빴다.
그때였다. 핸드폰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여보세요?"
"아… 저… 나는 구월 2동 주민인데 투표가 하고 싶어요!"
"네? 아, 그러세요? 그럼, 주민센터로 6시 전까지 오시면 돼요. 지금 한창하고 있어요."
"저, 그런데 갈 수가 없어요."
"네?"
듣고 보니 본인이 눈이 안 보이니 본인 집으로 데리러 올 수 없냐고 물었다.
"한 번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처음으로 이번엔 꼭 해보고 싶어요."
집 앞에 차를 대고 내려서 대문에 대고 외쳤다.
"계십니까? 계세요?"
선뜻 대답이 없었다. 문을 두어 번 두드리니 작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여깁니다. 여기요"
‘아, 이분이구나.’
할아버지는 내복만 입으신 채로 대문과 연결된 빨랫줄을 잡고 있었다.
눈이 안 보이셔서 우리가 부르는 소리를 들어도 뛰어나오지 못했다.
한 번도 세상을 본 적이 없었으며 그래서 줄곧 텔레비전보다는 라디오를
들으시는데 갑작스럽게 치러지는 대선을 주제로 방송이 잦자,
이번 대선은 꼭 해보고 싶었노라고 말씀하셨다.
환하게 웃으며 투표용지를 쥐고 나오는 주름진 할아버지의 얼굴에서
빛이 났다. 내 얼굴에도 덩달아 미소가 번졌다. 나는 스무 살 때부터
으레 하는 선거, 쉬어서 좋은 날로만 생각했던 선거일. 우리에겐
일상적인 그런 일들이 할아버지는 평생에 꼭 한번 하고 싶었던
일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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