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4일 미국에서는 중간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의 임기 중에 실시되는 선거이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지난 2년간 정치에 대한 중간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거 결과는 예상대로 현 오바마 대통령이 소속한 민주당의 패배(공화당의 승리)로 끝이 났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번 선거를 포함해서 선거가 있을 때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서 유권자들이 벌이는 축제가 진행됩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민주주의 제도가 비교적 잘 정착된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투표 스티커’라는 장치가 한 몫 거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 '투표 스티커'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2012년 미국 대통령선거 ‘투표 스티커’ / 출처 : 티브이데일리>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나 중간선거 등의 선거일이 되면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I Voted!'(위 사진 참조)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나누어 줍니다. 투표에 참여한 미국의 유권자들은 이 스티커를 받으면 자신의 가슴이나 이마, 소품 등에 붙이고 다니는데요. 이러한 스티커 문화 덕분에 자발적인 투표참여 캠페인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표 스티커를 붙인 유권자들이 걸어 다니는 투표참여 독려 광고판이 되는 것이죠. 그 효과가 입증되자 미국은 선거 때마다 투표 스티커를 제작하고 있으며, 스티커를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색다른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투표 스티커는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효과도 크지만, 유권자들이 선거에 흥미를 가지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이 스티커를 부착한 유권자들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순히 걸어 다니는 광고의 역할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가 발달함에 따라 유권자들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투표 인증샷’으로 선거를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유명 스타들이 투표 스티커를 이용한 인증샷 대열에 대거 참여하면서 그 효과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와 같이 미국의 선거일은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투표 스티커를 붙이는 축제의 날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투표 스티커를 붙인 미국 가수 ’힐러리 더프’ / 출처 : mtv buzzworth>
미국의 투표 스티커는 딱딱하고, 엄숙하게 느껴지는 선거를 재미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작은 발상 하나가 투표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선거의 이미지를 밝고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시켜 준 것입니다. 일부 유권자들은 매 선거 때마다 달라지는 투표 스티커의 디자인을 기다리면서 수집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미국의 투표 스티커와 같은 제도는 없습니다. 이런 제도로 하여금 선거일이 기다려지고,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지만 투표라는 참정권 자체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의 한 표를 소중히 여겨 그 한 표를 선사함에 있어 큰 가치와 기쁨을 찾는 대한민국의 다음 선거가 기다려집니다.
- 제11기 선거명예기자단 전재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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