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세요?
읍내에~ 이제 곧 지방선거가 아니냐
후보자들이 온대요.
사람들이 모이는데 술도 사주고 밥도 주고 할 거 아냐.
안돼요! 할아버지.
뭐가?
우리 선생님이 그러셨는데 후보자에게 술이나 음식을 접대 받으면 50배 과태료를 물어야 된대요.
그래?
그럼 가나마나네.
그래도 나선 김에 얼굴은 비춰야지. 그래야 나중에 슬그머니 선물이라도 줄 거 아냐.
선물도 50배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구요!
역시 안가고 안 먹고 안 찍는게 낫겄네.
우리하나 빠진다고 지방선거가 어떻게 될라구.
그것도 안돼요!
왜?
우리 지역 일꾼들 뽑는데 우리가 안 뽑으면 누가 뽑아요?
거참.. 조그만 녀석이 하는 말마다 옳은 말만 하고 있네 그랴.
할아버지 친구 분들은 읍내에 가시던데 할아버진 왜 집에 계세요?
그야 너 오길 기다렸지. 집에 올 때 맞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네가 서운하잖아.
그래, 그 친구들은 읍내에 무슨 일로 간다던?
후보자들이 읍내에 오면 술사고 밥살 거라며 가시던걸요.
저런 답답한 사람들 봤나? 밥 산다고 찍고, 같은 학교 다녔다고 찍고, 한동네 산다고 찍고, 언제까지 그럴 거야?
옛날에 가죽신을 하나 만드는데도 90공정을 거쳤고, 대장장이가 삽 한 자루 만드는데도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게 아닌데
이 지역을 위해 일할 참 일꾼을 찾는데 술 한잔에 밥 한 그릇 얻어먹고 대충대충 찍을거야?
그래서 절대 술이나 선물을 안받겠다고 하셨어요.
암, 우리가 먼저 변해야지 그래야 국민 무서워 제대로 일을 하지 암.
그래서 나는 틈틈이 한사람 한사람마다 꼼꼼히 살펴보고 비교하고 있단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보다 우리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지..
할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뽑으면 진짜 좋은 사람을 뽑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