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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투표제와 의무적 투표 참여제도의 차이는?
  •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6-07-12

 

 

우리나라는 유권자가 자율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해 투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자율 투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투표의 권리보다 의무를 강조해 유권자가 의무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지금도 의무투표제를 새로 도입하거나 또는 폐지하는 나라들이 있어 정확히 집계할 수는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의무투표제를 시행하는 나라들은 약 30개국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유럽에서는 벨기에, 키프로스, 그리스 등이 있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태국 등이 의무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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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투표제는 영어로는 compulsory voting 또는 mandatory voting 이라 합니다.

출처 : http://vanweringh9.wikispaces.com/politics

 

의무투표제를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투표 참여가 가지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강조합니다. 많은 국가에서는 이와 같은 ‘투표 참여 의무’를 법적으로 명시해 놓음으로서 투표를 의무화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리스, 코스타리카, 벨기에 그리고 태국과 같이 헌법에 명시한 나라들도 있고, 리히텐슈타인,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는 선거법에 명시해 놓은 나라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무투표제를 시행하는 국가들에서는 위반자에 대한 제재(penalty) 방안도 함께 마련해 놓습니다. 벌금을 물리거나 신분구속, 공직취임 제한,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발급 제한 등이 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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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투표율>

대표적인 의무투표제 시행 국가인 호주에서는 1946년 이후부터 9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출처 : http://www.youthkiawaaz.com/2011/02/compulsory-voting-india/

 

하지만 자율투표제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의무투표제는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그 이유 중에는 투표를 하지 않은 위반자에게 부과되는 벌금 등의 제재방식이 너무나 강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의무투표제에 대한 인상은 ‘의무’라는 강한 어감과 함께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벌금을 물어야 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만큼, 자율투표제가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의무투표제에 대해 쉬이 공감하기가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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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투표제 시행국에서는 투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다양한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위 표는 과거자료로 현재의 제도와 다를 수 있음)

출처 : http://www.smh.com.au/federal-politics/political-opinion/may-the-least-loathed-win-20100719-10hp1.html

 

이런 의견들을 반영이라도 한 듯 일각에서는 의무투표제라는 이름이 너무 강한 어감을 전달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무투표제라는 용어는 이 제도가 본래 갖고 있는 취지를 잘못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정치학자 Hircy에 따르면 “의무투표제는 잘못 명명된 것이고, ‘의무적 투표 참여제도’가 보다 더 잘 어울리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의무투표제는 시민이 투표장에 출석하는 것을 의무화하지만 특정한 선택을 내리도록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의무투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밀투표의 원칙 아래 기권표와 무효표를 포함한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되기 때문에 이러한 취지에 잘 부합하는 것은 ‘의무적 투표 참여제도’ 용어라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의무투표제의 취지는 위반자에 대한 법적인 제재 등을 동원해 유권자를 강제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실제로 의무투표제를 시행하는 나라 안에서도 모든 유권자에게 동일하게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아니며, 제재가 가해진다 해도 대부분 경미한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글자 해독력이 없는 유권자(룩셈부르크), 노인(브라질은 70세 이상, 에콰도르는 65세 이상, 룩셈부르크는 70세 이상) 또는 미성년(브라질은 16-17세)은 자율적으로 투표할 수 있습니다.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이집트 등에서는 위반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아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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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thestar.com/opinion/commentary/2014/06/11/canada_should_make_voting_mandatory_siddiqui.html

 

또한 위반에 대해 처벌규정이 있는 나라들에서도 실제 법 집행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의무투표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인 호주의 경우만 살펴봐도, 전체 투표자 중 기권자의 비율이 5% 정도인데요. 그 중 합당한 기권 사유를 제공하지 못해 벌금형을 선고 받는 기권자는 전체 기권자 중 4%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벨기에도 기권자의 0.25%만이 실제 벌금 등의 처벌을 받으며 구금형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의무적 투표 참여제도라는 용어 속에는 일반적으로 의무투표제에 대한 인상인 ‘위반자에 대한 제재’와 ‘선택의 권리 박탈’이라는 잘못된 취지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전체 유권자 50%의 선택과 95%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는 비록 같은 결과라 해도 대표성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겠죠. 의무투표제는 이렇듯 보다 많은 사회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시키고 이를 의식한 정치인들도 다수를 위한 제도 확립에 보다 더 힘쓰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는 이 제도를 통해 ‘투표는 사회 구성원의 의무’라는 인식을 널리 고취시키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 제10기 선거명예기자단 정혜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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