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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선거] 잉크로 찍는 선거 인증샷? 일렉션 잉크(election ink) 이야기

작성자 : 슈퍼관리자 등록일 : 2016-06-15

 

 

잉크로 찍는 선거 인증샷? 일렉션 잉크(election ink)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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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가락에 ‘election ink’를 바른 사람들 / 출처 : axisoflogic.com >


사람들의 손가락이 온통 보라색입니다. 이 잉크 묻은 손가락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사진 속의 보라색 잉크는 그냥 평범한 잉크가 아닌, ‘일렉션 잉크’입니다. ‘일렉션 잉크’는 검지 손가락에 묻혀서 ‘투표를 했음’을 인증하는 잉크입니다. 우리나라의 선거 인증샷과도 비슷하죠? 하지만 일렉션 잉크가 하고 있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바로 부정선거의 방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민등록 제도로 인해 국민의 신원 등록이 잘 이루어져 있고, 따라서 정확한 신원확인을 통해 비교적 용이하게 중복 투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나라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특히 인도는 인구 집계에서 누락된 인구만 2,800만 명에 달하는 등 신원 등록 제도에 부정확한 부분이 많습니다.

 

인도의 첫 번째 대선을 준비하면서 인도 중앙선거위원회가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 역시 신원도용의 문제였습니다. 위원회는 과학자들에 의뢰하여 신원 도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잘 지워지지 않는 특수 잉크를 개발하였고, 모든 투표자의 손가락을 잉크로 표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렉션 잉크’의 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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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분증을 보이는 인도의 유권자들 / 출처 : yourstory.com >
 


그렇다면, 일렉션 잉크가 투표에 사용되는 방식에 대해 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할까요? 일렉션 잉크는 주로 투표자의 왼손 검지의 큐티클 층에 도포합니다. 왼손 검지인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손을 더 자주 사용하므로 왼손, 그것도 큐티클 층에 도포할 경우 잉크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그 외에도 왼손 검지가 없는 투표자 등 다양한 예외적 상황들을 대비해 잉크를 칠하는 위치에 관한 상세한 규정이 존재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도포 방식은 스펀지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붓이나 스프레이, 펜으로도 일렉션 잉크 표시를 할 수 있습니다. 도포 후 햇빛 아래에서 15-30초만 지나면 완전히 마르며 오랜 시간 동안 손가락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손톱과 큐티클 층에 묻은 잉크는 몇 주가 지나도 지워지지 않고, 피부에도 2~3일 정도는 남아있을 정도로 반영구적입니다.

 

이러한 지속력은 잉크에 들어있는 질산은 성분 때문인데요, 질산은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를 염색하고, 염색된 피부세포는 사멸하여 각질로 떨어져 나가기 전까지 색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반영구적 염색 방식은 중복투표 방지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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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렉션 잉크를 도포하는 모습 / 출처 : india.blogs.nytimes.com >

 

일렉션 잉크가 효율적인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소량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렉션 잉크 5ml만으로도 300~600명의 투표자를 표시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난 2009년 선거 때 사용된 일렉션 잉크의 총량은 10mL짜리 병 200만 개라고 하는데요. 인도의 인구가 12억 명 이상임을 감안할 때, 생각보다 적은 양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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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렉션 잉크 병 / 출처 : electionequipment.asia >

 

 

앞서 설명드렸다시피, 일렉션 잉크가 최초로 개발된 국가는 인도입니다. 인도의 모든 일렉션 잉크를 공급하는 회사는 인도 정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MPVL(Mysore Paints and Varnish Limited)이라는 곳입니다. MPVL은 1962년 대선시 부터 인도에 잉크를 공급했는데요.

 

이후 수많은 나라들이 인도의 선례를 따라 ‘일렉션 잉크’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해당 잉크 회사가 ‘일렉션 잉크’를 수출하는 국가는 총 28개국(터키, 나이지리아, 가나, 캐나다, 시에라리온, 말레이시아 등)이나 된다고 합니다. 일렉션 잉크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나라는 보라색 잉크를 사용하는데요, 수리남이나 이집트 같은 나라는 오렌지색 잉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수리남의 경우 오렌지색이 수리남의 상징색이기도 해서 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재밌는 선거] 잉크로 찍는 선거 인증샷? 일렉션 잉크(election ink) 이야기5 
< 오렌지 색 잉크 얼룩을 보여주는 카이로의 여성/ 출처 : aninews.in >


 
그렇다면 일렉션 잉크는 마냥 유용하기만 한 도구일까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일렉션 잉크의 신뢰성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투명 풀을 미리 손에 바르고 일렉션 잉크를 덧바르면 염색이 쉽게 지워진다는 점을 이용해 부정 선거를 저지른 사례가 적발되기도 하였고, 불량 잉크가 유통되는 사례 또한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2008년 선거에서는 태국에서 밀수된 일렉션 잉크를 아직 투표를 행사하지 않은 유권자에게 도포하여 투표권을 앗아가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또한, 짐바브웨에서는 일렉션잉크가 오히려 부정선거를 통해 독재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2008년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에서, 짐바브웨아프리카 연맹 전선-애국 전선(여당)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상대 후보, 민주변화 운동당의 모건 창기 라이 후보에 투표하지 못하도록 일반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습니다.

 

투표용지를 검사하고, 미리 작성된 투표용지를 사용하고, 기명 투표를 강제하는 등의 온갖 부정한 방법들을 사용했으며, 투표를 하지 않은 국민들-손가락에 일렉션 잉크가 묻어있지 않은 국민들-을 물색하여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결국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였습니다. (무가베 대통령은 정통성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6년 현재까지 30년 넘게 짐바브웨의 실권을 쥐고 있습니다.)
 
일렉션 잉크에 대한 또 한 가지 논란거리는 건강에 관한 이슈입니다. 일렉션 잉크에 들어있는 질산은은 지속력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독성이 있기 때문에 손가락에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일렉션 잉크가 묻은 손가락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면 시각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합니다.

 

 

[재밌는 선거] 잉크로 찍는 선거 인증샷? 일렉션 잉크(election ink) 이야기 관련이미지7 
<일렉션 잉크 얼룩이 있는 이란 여성 / 출처 : darkroom.baltimoresun.com>

 

 

이렇듯 장단이 공존하는 일렉션 잉크.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잉크 얼룩이라는 작은 장치로 선거의 공정성을 효과적으로 증대시킨 일렉션 잉크의 '기발함'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일렉션 잉크’를 통해 공정선거를 위한 세계 각국의 참신한(?) 노력을 엿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언젠가는 이러한 장치가 필요 없을 만큼 사람들의 의식이 성장하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 날이 너무 멀지 않은 미래이길 바랍니다.

 

<글 : 13기 선거명예기자단 박소엽>

첨부파일 : 2016061200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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