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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음악과 인생, 그리고 정치의 답은 언제나 기본 지키기다.

작성자 : 슈퍼관리자 등록일 : 2016-05-02

 

 

 

[특별기고] 음악과 인생, 그리고 정치의 답은 언제나 기본 지키기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말부터 특히 신년 들어 해외의 유명 팝가수의 타계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나탈리 콜, ‘모토헤드’의 레미 킬미스터, 데이비드 보위, ‘이글즈’의 글렌 프라이,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폴 캔트너,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모리스 화이트 등 음악팬들 사이에서는 레전드(Legend)로 숭앙받는 이름들이 줄줄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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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보위 / 출처 : 위키피디아>

 

이들의 사망과 추모 소식을 접하면서 먼저 대중음악의 황금기였던 1960-80년대를 장식한 스타들이 후대가 떠받드는 전설이고, 그 면면들의 나이가 대부분 60-70대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부고가 연이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다시금 ‘무엇이 그들을 전설로 만들었나?’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환상적인 음악을 연거푸 쏟아낸 것을 보면 그들의 능력은 일반인의 영역은 아님에 분명하다. 천부적이든 후천적이든, 발군의 재능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일례로 마치 외계의 것 같은 기발한 음악을 만들어낸 데이비드 보위를 가리켜 나는 고교시절부터 무조건 천재로 불러왔다.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놀라운 재기로 작품들을 풀어냈겠지만 그들이 그것만을 믿고 노력, 고민, 갈등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결코 아닐 것이다. 따지고 보면 기본에 충실하려는 자세는 그들한테 거의 공통분모로 나타난다. 천재 중 천재로 불리는 비틀스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무명 시절 독일로 건너가 배고픔 속에서 피, 땀, 눈물을 쏟으며 하루 10시간 연주력을 다진 사실은 유명하다. 그들이 시대의 명곡들을 주조해낸 바탕은 바로 이것, 청년 시절의 꿈과 열정이었지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천재성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타고났다? 아니,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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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 출처 : www.changwan.com >

 

우리의 음악 명인들도 마찬가지다. 얼핏 보면 타고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본기의 터득, 즉 노력의 결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1970년대 록의 부활을 이끈 3형제 그룹 ‘산울림’의 김창완이 그렇다. 사람들은 그를 ‘노랫말의 천재’로 쉽게 규정하지만 김창완과 두 동생은 데뷔하기 전인 1970년대 중반부터 열심히 기타와 드럼을 두드리며 산울림 음악의 틀을 잡았다. 김창완은 “이때 거의 죽어라고 연주 연습을 하고 가사를 썼다”고 회고한다. 학창시절 이들의 악기와 앰프에서 터져 나온 소음 때문에 시끄러워 못살겠다는 동네의 진정이 끊이지 않았으며 어머니는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사정사정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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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 출처 : www.choyongpil.com >

 

가왕 조용필을 최고로 만들어준 뛰어난 노래솜씨도 1977년 대마초파동에 연루되어 활동이 정지되었을 때 피를 토하며 2년 이상 판소리, 민요 등을 부른 혹독한 자기단련의 산물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하나 더 그가 끊임없이 음악을 들으면서 시대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감각을 유지해온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2013년 64세의 나이에 젊디젊은 감각의 ‘바운스’로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대박을 쳤다. 이는 국내 역사상 최고령 1위 기록이다. 오래가는 비결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한바 있다. “한 번도 당대에 사랑받는 음악을 듣지 않은 적이 없다. 젊은이들의 감각과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난 오래도록 AFKN을 청취해왔으며 지금도 젊은 밴드의 음반을 산다!” 조용필은 음악가의 기본이 음악듣기에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기본 중의 기본이 최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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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 출처 : 서태지 페이스북>

 

2014년 ‘소격동’으로 돌아온 서태지는 국내 대중음악에 랩 시대를 연 인물이다. 마구 지껄이는 랩을 아무도 우리말로 하기 어렵다던 1992년에 ‘난 알아요! 이 밤이 흐르고 흐르면~’ 하는 한국어 랩을 꾸려내면서 그는 새 흐름을 견인했다. 얼핏 보면 그는 랩과 힙합이라는 서구적, 흑인적인 외국 문화에 물든 인물 같지만 그가 들이댄 수법은 기본의 숭배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난 알아요’는 랩의 새로운 매력도 매력이지만 ‘오 그대여 가지 마세요/ 나는 나는 울잖아요...’ 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느낌이 스며있는 대목이 곡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인이 한국적 정서와 호흡을 지킨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의 이런 기본 섬기기는 이듬해 1993년에 발표한 ‘하여가’에서 방점을 찍는다. 강한 랩이지만 한국적인 맛을 놓치지 않기 위해 놀랍게도 농악의 유일한 선율악기인 태평소를 중심으로 한 사물놀이를 도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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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 출처 : SBS 인기가요>

 

한류가 중국과 동남아권 중심으로 움직이던 때에 일본을 정복하면서 진정한 ‘케이팝’의 물결을 일으킨 보아(BoA)는 얼마 전 인터뷰에서 2001년 처음 일본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공연에서 춤을 추며 노래하는 것을 잘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일본 음악관계자는 “보아가 단독 콘서트를 하려면 10년을 걸릴 것”이라며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춤추면서 노래하는 것을 정말 많이 연구하고 연습했어요. 그래서 이만큼 할 수 있게 됐죠. 제 춤과 노래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는 다른 댄스가수들이 미리 녹음된 이른바 MR에 맞춰 입만 벙긋하고 춤을 추는데 반해 지금도 밴드연주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라이브’를 고집한다. 태어나서 처음 가졌던 공연도 밴드 라이브였고 밴드 라이브가 아닌 공연 자체를 상상해본 적이 없으며 그래야 2시간 넘는 공연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댄스가수로서 이렇게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선배 조영남이 보아의 라이브에 감탄하기도 했다. 그는 100회 밴드 라이브공연을 앞두고 있다.

국내외 레전드 뮤지션을 통해서 시대를 이끌어가는 문화콘텐츠는 무턱대고 만들어낸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해 얻어낸 소산임을 배운다. 그리고 그 기본은 비지땀을 흘리며 꾸준히 노력해야 터득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전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을 재구성하고 그것을 묵묵히 자기 것으로 빚어내는 자세에서 비롯하는 것 아니겠는가.

 

           사회도, 음악도, 기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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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회와 국가는 ‘각 세대와 계층이 지키는 기본으로 이뤄진 합(合)’인지도 모른다. 어느 특정한 한 세대와 계층이 기본에서 이탈해도 합의 균형은 깨지고 만다. 그래서 어떠한 집단이든 든든한 과정을 만들어내는 기본에 역점을 둬야지 결과와 성과그래프에 집착하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성과주의는 위험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 안타깝게도 성과주의의 굴레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사회구성원들의 불안과 초조가 도사리고 있는 현실이다.

 

진부한 말일지 몰라도 ‘기본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다시 떠올려야 한다. 자신이 해야 할 것, 자신에게 주어진 것 그리고 다져야 할 것을 차근차근 풀어가고 쌓아가는 길이 최선이며 솔직히 그 길밖에 없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은 후보자도, 유권자도 마찬가지이다. 정치도, 음악도 답은 언제나 ‘기본 지키기’이다.

 

 

 

임진모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학사 졸업 후, 1984년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했다. 1986년 대중음악

평론가로 입문하였으며, 저서로 <우리 대중 음악의 큰 별들>, <젊음의 코드, 록>  등이 있다.

현재 MBC FM4U에서 `스쿨 오브 락(<배철수의 음악캠프> 코너)`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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